본문 바로가기
가슴에 남는 영화 리뷰

잃을것 없는 청춘들의 오늘 : 초록 물고기

by 독산곰돌이 2023. 8. 28.
320x100
반응형
SMALL

초록물고기 (영화포스터)

 

개봉일 : 1997년 2월 7일

상영시간 : 114분

감독 : 이창동

출연진 : 한석규, 심혜진, 문성근

장르 : 누아르

평점 : 8.7

 

그동안 사회의 어두운 조폭 문화를 그저 흥미 거리나, 유흥 거리로 만든 영화들이 대부분 이였다면

이 영화를 토대로 보다 깊은 울림을 주는 현실형 누아르 영화를 만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깊은 감탄을 하게 됩니다. 순간순간에는 90년대 한국의 모습에 웃음을 짓기도 하며

어느 순간에는 의도치 않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기도 합니다, 나이 40 중반에 말이죠.

 

아래의 내용은 제가 느낀 포인트입니다.

 

1. 지금은 이미 전설이 되어 버린 한석규, 심혜진, 문성근, 송강호 등 영화 속에 무수히 등장하는 주연, 조연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들이 세워놓은 바닥에서 현재의 영화들이 무럭무럭 자라 호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새삼 깨달음을 줍니다. 이런 판을 깔아준 이창동 감독은 한국 영화의 문화재입니다.

 

2. 그들의 사실적인 연기는, 인생의 쓴 맛을 여과 없이 보여 줍니다. 전혀 그들의 모습은 멋스럽지도 않고

낭만적이지도 않습니다. 단지 바닥에 흘러내리는 자신의 피와 희미하게 감겨오는 눈의 움직임 만이 

느껴집니다. 그만큼 인생의 추악한 부분을 사정없이 건든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조직을 너무 쉽게 배신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겉으로는 형님, 형님 하지만 뒤돌아 서서 바로

칼 꽂아 버리는 아주 비열하고 하등 한 인간의 표본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동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며 의리, 충신, 대의는 없습니다.

단지 그들 입에 술과 밥, 잠잘 자리, 배출할 화장실 만이 필요한 아주 더러운 집단입니다.

더 이상 그들의 모습에 현혹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4. 1990년대의 신도시 개발 과정도 중간, 중간 볼 수 있어 너무 반가운 영화이며, 군대를 다녀오고 

풍비박산 난 집안을 일으키려 고군분투하는 대한민국 전형적인 남성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비극적이고 슬프고, 또 눈물이 납니다. 진정 원하는 건 어릴 적 뛰어놀던 순수한 모습인데

이제는 그 모습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돌아갈 수도 없는 현실이 너무 싫습니다.

 

5. 문성근 배우라는 희대의 악마를 만나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연기의 절정에 올라 있는

현재 영화계의 한 획을 그었던 대물입니다. 영화가 끝난 후 정말 내 손으로 목숨을 끊고 싶게 만드는 

대배우입니다. 지금도 간간히 영화에서 악의 무리 조연으로 출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의 내공에 감탄을 보냅니다.

 

과거 한국의 현실을 느껴보고 싶으신 분은 시간 내서 보세요, 강추합니다.

 

반응형
LIST